메시지

그 이름은 요한이라 하라 (누가복음 1:5-25)

전낙무 목사 성경공부 방 2017. 12. 4. 15:00

그 이름은 요한이라 하라

 

누가복음 1:5-25

 

오늘 말씀은 그리스도 예수님의 선구자(forerunner)인 요한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신약성경에는 두 명의 요한이 나오는데, 한 명은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이며 요한복음의 저자인 사도 요한이며, 다른 한 명은 오늘 말씀의 주인공으로 흔히 세례 요한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이는 그가 사람들에게 회개를 촉구하고, 회개의 세례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요한이라는 이름은 여호와는 은혜로우시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성경에 기록된 모든 사건들이 다 하나님의 은혜로우심을 드러낸다고 할 수 있는데, 세례 요한의 탄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요한은 예수님의 시대의 여명을 여는 샛별과 같은 존재입니다. 성경은 크게 구약과 신약으로 나뉘어지는데, 구약의 마지막 선지자인 말라기 (BC 400) 이후 약 400년 동안 이스라엘에는 선지자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 시기를 신구약 중간기(intertestamental period)’라고 부르며, 혹자는 이를 침묵기라고 하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아무런 계시도 하시지 않은 채 침묵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침묵하시는 동안, 이스라엘을 둘러싼 세상 역사에는 매우 격렬한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유다 왕국을 멸망시킨 바벨론에 이어, 페르시아, 헬라, 그리고 로마 제국들이 차례로 일어나고, 요한이 탄생할 즈음에는 로마 제국이 임명한 분봉왕 헤롯이 유대 땅을 통치하고 있었습니다 (5). 흔히 헤롯대왕(Herod the Great)’이라고 불리는 이 사람은 본래 에돔 사람으로, 뛰어난 정치적 수완과 강한 권력욕으로 로마 제국에 의해 유대 땅을 통치하는 왕으로 임명되었으며, 마태복음 2장에서 기록된 것처럼 베들레헴에 유대인의 왕이 탄생했다는 동방박사들의 말을 듣고, 그 지역에 있는 두 살 이하의 아기들을 모두 죽이는 잔인한 사람이었습니다. 세례 요한이 탄생할 즈음,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오랫동안 침묵하시고, 불의하고 잔인한 권세들이 세상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이사야 말씀을 인용하여, 마태복음 4:16절은 이러한 이스라엘을 가리켜 흑암에 앉은 백성,” “사망의 땅,” 그리고 그늘에 앉은 자들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오래된 깊은 어둠 속에도 하나님 앞에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5,6절 말씀입니다. “유대 왕 헤롯 때에 아비야 반열에 제사장 하나가 있으니 이름은 사가랴요 그 아내는 아론의 자손이니 이름은 엘리사벳이라 이 두 사람은 하나님 앞에 의인이니 주의 모든 계명과 규례대로 흠이 없이 행하더라.” ‘반열(division)’이란 한국에서 경주 김씨안에 ‘OO,’ ‘XX등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론의 자손들을 나누고 있는 분파들입니다. 역대상 24장에 따르면, 아론의 자손들을 24개 반열로 나뉘어지는데 이 반열들에 순서를 메겨서 매년 그들 중 한 그룹이 성전에 들어가서 하나님께서 명하신 규례들을 행했습니다. 제사장 사가랴가 속한 아비야 반열은 이들 중 여덟 번째 반열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제사장 사가랴와 엘리사벳 부부를 가리켜 하나님 앞에 의인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는 이들이 하나님의 모든 계명과 규례들을 흠이 없이 행하였기 때문입니다. 13절 말씀에 천사가 사가랴에게 너의 간구함이 들린지라말한 것을 볼 때, 이들은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들의 삶은 참으로 불가사의합니다. 이들은 400년이나 침묵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그 뜻대로 행하며, 또 이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기도했습니다. 분석가들은 오늘날을 가리켜 각자도생의 시대라고 부릅니다. 개인이나, 회사나, 국가를 막론하고, 무한경쟁의 어둠 속에서 자기의 살길을 홀로 찾아나가야 하는 매우 절망적인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하나님의 뜻에 절대적으로 순종하며 하나님께 소망을 두는 삶은 참으로 비현실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어둠을 이기는 삶이며, 생명이 약속된 삶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항상우리를 보고 계시며,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어두운 만큼 더욱 간절하게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붙들어야 하며, 주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앞에서 행하며 기도하는 의인을 결코 놓치시지 않습니다.

 

의인인 사가랴 엘리사벳 부부에게는 어려운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엘리사벳이 수태를 못하여 자녀가 없었으며, 이제는 둘 다 나이가 들어서 더 이상 아기를 가질 소망조차 없었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많은 자녀란 하나님의 축복의 증거였습니다. 반대로, 자녀가 없다는 것은 자주 하나님의 형벌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을 보면, 이들 부부의 어려움이 하나님의 은혜를 담는 그릇이 됨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어려움이 크면 클수록, 그 그릇에 담기는 하나님의 은혜 또한 크고 영광스럽습니다. 이 믿음 안에서 우리는 진정한 소망을 갖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사가랴 엘리사벳 부부의 자식 없는 문제와 같이, 우리가 인생에서 겪는 어려움들은 자주 해결할 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절벽과 같습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생기는 더 큰 문제는 하나님의 자비하심에 대한 불신입니다. 사실 우리에게 많은 문제가 있어 보이지만, 정말 크고 유일한 문제는 사랑의 하나님을 믿지 않는 것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사랑의 하나님을 믿을 때, 우리에게는 실상 아무 문제도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늘 자비하시며 전능하십니다. 다만 주님의 때를 기다리실 뿐입니다. 우리는 어떤 어려운 문제 앞에서도 결코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해서는 안됩니다. 오히려 어린 아이처럼 자신을 주님의 손에 온전히 맡기고, “주님의 뜻이 내게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살아계신 하나님 앞에서 그 뜻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그리할 때, 문제는 작아지고 내 안에 계신 하나님께서는 크고 영광스럽게 되십니다. 이것이 어둡고 문제 많은 시대를 이겨내고 거룩하게 사는 길입니다.

 

같은 반열에 속한 제사장들의 수도 많기 때문에, 제비를 뽑아서 성소에 들어가 섬길 제사장을 선택하는데, 사가랴가 선택되었습니다. 뽑힌 제사장은 성소에 들어가 분향을 하고, 모든 백성들은 밖에서 기도했습니다. 사가랴가 성소에서 분향을 하는데 하나님의 천사가 향단 옆에 나타났습니다. 천사는 놀라며 무서워하는 사가랴를 안심시킨 후에 그에게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13b-17절 말씀입니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네게 아들을 낳아 주리니 그 이름은 요한이라 하라 너도 기뻐하고 즐거워할 것이요 많은 사람도 그의 남을 기뻐하리니 이는 저가 주 앞에 큰 자가 되며 포도주나 소주를 마시지 아니하며 모태로부터 성령의 충만함을 입어 이스라엘 자손을 주 곧 저희 하나님께로 많이 돌아오게 하겠음이니라 저가 또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으로 주 앞에 앞서 가서 아비의 마음을 자식에게, 거스리는 자를 의인의 슬기에 돌아오게 하고 주를 위하여 세운 백성을 예비하리라.”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요한이란 이름은 여호와는 은혜로우시다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기의 이름을 요한으로 지으신 것은 이제 그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를 베푸시겠다는 뜻입니다. 이 아들은 사가랴에게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이 됩니다. 왜 그럴까요? 누가복음의 저자는 먼저 요한이 어떤 사람인가를 설명하고, 또 그가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말합니다.

 

요한은 어떤 사람입니까? 먼저 그는 주 앞에서 큰 자가 됩니다. 우리가 사람을 크다또는 위대하다고 할 때,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는 매우 다양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우리들은 세상에서 큰 자또는 사람들 가운데 큰 자를 떠올립니다. 돈이 많거나, 높은 지위에 올랐거나, 많은 학식을 가졌거나 어떤 이유든 사람들의 칭송을 받는 자입니다. 하지만 요한은 주 앞에서 큰 자였습니다. 실제로 요한은 사람들의 눈에 보기에 큰 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낙타 가죽으로 만든 거친 옷을 입고, 메뚜기와 석청 같은 거친 음식을 먹으며, 거친 광야에서 살았습니다. 그는 또 주 앞에서 자신을 지극이 낮추었습니다. 예수님을 증거하여 말하기를, “나는 굽혀 그의 신발 끈을 풀 자격도 없노라” (마가복음 1:7) 하고,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요한복음 3:30) 하였습니다. 그는 이렇게 주님 앞에 지극히 작은 자된 자신을 발견함으로써 주 앞에 큰 자가 되었습니다. 또 말씀은 그가 성령이 충만한 자라고 합니다. 세례 요한은 포도주나 소주를 마시지 않고 모태로부터 성령의 충만함을 입었습니다. “포도주나 소주는 세상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능력의 원천입니다. 하지만 세례 요한에게는 성령께서 그의 기쁨과 능력의 원천이 되십니다. 그리고 이 둘은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세상의 즐거움을 포기할 때, 우리에게 성령의 기쁨과 능력이 임합니다. 이것은 금욕적이고 엄격한 삶이 아니라, 오히려 진정으로 자유롭고 행복하고 기쁜 삶입니다. “주 앞에서 큰 자그리고 성령이 충만한 사람이것이 세례 요한을 설명하는 두 키워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한이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오늘 말씀은 그가 많은 사람들을 하나님께도 돌아오게 할 것이라고 합니다. 요한이 한 일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화해시키는 평화의 일이었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이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며 따라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기본적으로 하나님께 대하여 불순종합니다. 또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불신하며, 자신들의 죄로 인해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미워하기도 합니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높고 견고합니다. 요한이 한 일은 바로 이 벽을 무너뜨리고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엘리야의 심령과 능력으로 이 일을 감당했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은 기본적으로 요한과 같은 화해의 일꾼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아브라함은 소돔과 고모라 백성들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했으며, 모세는 목이 곧은 백성들을 위해 하나님께 용서를 구했습니다. 무엇보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화목 제물로 자신의 몸을 희생하셨으며, 전도자 사도 바울은 이 평화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쏟아 부었습니다. 이들이 한 일은 모두 하나님과 사람을 화해시키는 평화의 일이었습니다. 이것이 또 우리가 주님 앞에서 감당해야 할 일이며, 주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천사의 메시지를 들은 사가랴는 이 좋은 소식을 기뻐하기보다 의심하였습니다. “내가 이것을 어떻게 알리요 내가 늙고 아내도 나이가 많으니이다.” 이에 천사 가브리엘은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사가랴가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과연 사가랴가 성소를 나왔을 때 입이 닫혀 말을 못하고 다만 몸짓으로 일어난 일을 설명해야 했습니다. 이것은 한 편으로는 천사가 전한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는 증거이며, 다른 한 편으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한 사가랴에 대한 하나님의 훈련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거의 항상 우리가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랍고 영광스럽습니다. 그런데 세례 요한을 여명을 알리는 샛별에 비유한다면, 예수님은 힘있게 떠오르는 밝은 해와 같으십니다. 세례 요한의 탄생을 알리는 천사의 소식을 믿기도 이렇게 어려운데, 구주 예수님 탄생의 복음을 기쁘게 받기 위해 얼마나 큰 믿음이 필요한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 이 믿음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천사가 전하는 소식을 믿음으로 받고 기뻐하며 하나님께 찬송과 영광을 돌리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