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사무엘을 부르신 하나님 (사무엘상 3:1-4:1a)

전낙무 목사 성경공부 방 2017. 11. 13. 05:25

사무엘을 부르신 하나님

 

사무엘상 3:1-4:1a

 

오늘 말씀의 주제는 부르심(calling)입니다. 하나님께서 아이 사무엘을 부르시고 그에게 하나님의 비전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부르심의 신학적인 의미를 찾아보니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이란 하나님께서 한 개인을 말씀을 통해 소집하시고, 그에게 안수하여 능력을 주시고, 그로 하여금 하나님의 구원 역사에 참여하며 그 이익을 누리게 하시는 것이다.” 맞는 말씀입니다. 성경에 나타나는 하나님의 부르심은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능력과 하나님의 목적이 한 개인의 삶에 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르심의 의미는 이렇게 명확하지만, 사실 한 개인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깨닫고 이에 반응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주 하나님께서 나를 언제 어떻게 부르셨는가?”에 대해 명료하게 설명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것은 특히 오늘날과 같이 소란한세상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수없이 많은 일들이 일어나며, 여러 사람들이 오가며, 온갖 소리들이 들립니다. 이런 가운데서 나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구별하여 듣는 것은 큰 도전입니다. 이런 점에서 오늘 말씀에 나오는 바 아이 사무엘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은 우리에게 부르심에 관한 중요한 영적 교훈들을 줍니다.

 

1절 말씀은 오늘 이야기의 전체적인 배경을 제시합니다. “아이 사무엘이 엘리 앞에서 여호와를 섬길 때에는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 사무엘은 한나가 하나님께 서원 기도를 하여 얻은 아들입니다. 한나는 이렇게 얻은 사무엘을 젖을 떼자마자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3절 말씀에 보면 하나님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아니하였으며 사무엘은 하나님의 궤가 있는 여호와의 전에 누웠다고 합니다. 사무엘이 여호와 앞에서 했던 일은 아마도 하나님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출애굽기 27:20,21절에 여호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십니다. “너는 또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여 감람으로 찧어낸 순결한 기름을 등불을 위하여 내게 가져오게 하고 끊이지 말고 등불을 켜되, 아론과 그 아들들로 회막 안 증거궤 앞 휘장 밖에서 저녁부터 아침까지 항상 여호와 앞에 있는 그 등불을 지키게 하라 이는 이스라엘 자손의 대대로 영원한 규례니라.” 나이 어린 사무엘이 밤에 홀로 성막에 남아서 하나님의 등불을 지키고 있는 모습은 이스라엘의 영적인 상태를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 당시 제사장은 엘리였습니다. 그에게는 장성한 아들이 두 명이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여호와 앞에 있는 등불을 돌보지 않았습니다. 그러기는커녕 성막에서 수종 드는 여자를 범하고 (사무엘상 2:22), 백성들이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을 가로채며 여호와의 제사를 멸시했습니다 (2:17). 늙은 제사장 엘리는 이런 아들들을 제대로 훈육하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여호와의 등불을 지키는 이스라엘 자손의 대대로 영원한 규례는 어린 사무엘의 손에 맡겨졌습니다. 성경 저자는 하나님의 등불은 아직 꺼지지 아니하였으며라고 말합니다. 이 말씀은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 편으로, 등불이 꺼져가고 있는 이스라엘의 어두움을 말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 그 불이 꺼지지 않았음은 하나님의 소망이 살아있음을 말합니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부르신 오늘 이야기의 시대적이며 영적인 배경입니다.

 

우리는 성경의 여러 곳에서 하나님께서 사람을 부르시는 장면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장면들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요소(element)가 있는데 그것은 (fire)” 또는 (light)”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는 출애굽기 3장에 하나님께서 모세를 부르시는 사건입니다. 여호와께서 떨기나무의 불꽃 가운데 모세에게 나타나셔서 그를 부르셨습니다. 아브라함에 대해서도, 하나님께서 어둠 가운데 타는 횃불로 나타나셔서 그와 언약을 맺으십니다 (창세기 15:17). 선지자 이사야 또한 성전에서 높은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을 보는데, 자신의 부정함으로 인해 두려워하는 그에게 천사가 하나님의 보좌에서 취한 불타고 있는 숯을 가져와서 그의 입에 대고 죄사함을 선포합니다. 사도 베드로는 우리를 부르신 예수님께 대해,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자라고 합니다 (베드로전서 2:9). 이 말씀들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의 부르심이 무엇인지에 대한 중요한 이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이란 어둠 가운데 있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 빛으로 임하시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에서도 등불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 등불을 둘러싸고 있는 깊은 어두움들이 있습니다. 여호와의 말씀은 희귀하고 이상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의 영적 지도자인 제사장 엘리는 눈이 어두워서 앞을 잘 보지 못합니다. 시간조차 모두 잠자리에 누운 컴컴한 밤입니다. 그 어두운 밤을 외롭게 밝히고 있는 여호와의 등불이 있고, 그리고 그 앞에서는 그 불을 지키며 누워있는 사무엘이 있습니다. 이것이 전형적인 부르심의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소란한 세상에서는 이러한 부르심의 장면을 만나기가 어렵습니다. 보스턴의 Fenway Park에서는 자주 보스턴 프로 야구팀인 Red Sox의 야간 경기가 열립니다. 야구 경기를 하고 있는지는 멀리서 경기장을 보기만 해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높이 솟아 경기장을 대낮처럼 밝게 비추고 있는 조명등 때문입니다. 경기장에 가까이 다가가면 수만 명의 관중들이 외쳐대는 함성들을 함께 들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밝은 빛과 시끄러운 함성은 사람들을 들뜨게 만들고 흥분시킵니다. 이런 세상을 죽음처럼 어둡고 적막하다고 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실제로 그렇습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보는 빛이란 사실은 빛처럼 보이는 환각(illusions)”에 불과할 뿐입니다. 세상은 성공, 사랑, 쾌락 등의 매혹적인 이름으로 많은 거짓된 빛들을 발산하며 사람들을 불러댑니다. 하지만 실상 이 세상은 죽음처럼 깊은 어둠과 적막함으로 덮여있습니다. 소리도 들리지 않고 빛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고 여호와의 등불이 희미하기 때문입니다. 내 영혼에 하나님의 말씀이 들리지 않고 그 빛이 비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깊은 어둠 속에 갇혀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그 빛을 보고 싶다면, 먼저 세상의 불을 끄고 세상의 소리에 귀를 닫아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마음을 돌려서 하나님의 말씀에 가까이 다가가야 합니다. 사무엘은 하나님의 궤가 있는 여호와의 전 안에 누웠습니다. 그는 하나님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면서, 여호와의 등불을 지키며, 주님을 기다렸습니다. 이와 같이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고, “오직 말씀을 통해서만 보고 듣기를작정하고, 그 앞에서 눕고 앉고 서서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할 때, 우리에게 하나님의 빛이 임하고 그 음성이 들립니다.

 

4절 말씀입니다. “여호와께서 사무엘을 부르시는지라 그가 대답하되 내가 여기 있나이다 하고.” 밤에 여호와께서 사무엘을 부르시자 그는 내가 여기 있나이다하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 부르심이 엘리에게서 온 것으로 생각하고, 엘리에게로 달려갔습니다. 이런 일이 세 번이나 반복되자, 엘리는 여호와께서 사무엘을 부르시는 것을 깨닫고 그에게 어떻게 해야 할 것을 알려주었습니다. 다시 하나님께서 임하사 그를 이름을 부르셨습니다. “사무엘아! 사무엘아!” (10). 이에 사무엘은 엘리가 그에게 일러준 대로 대답하였습니다.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그 이름으로 부르셨다는 것은 참으로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주님께서 그를 이미 잘 알고 계시며, 그와 항상 함께 하시며 그를 지켜보셨음을 말합니다. 7절 말씀에 따르면 사무엘이 아직 여호와를 알지 못하고 여호와의 말씀도 아직 그에게 나타나지 아니한 때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사무엘아! 사무엘아!” 하시며 그의 이름을 부르심으로, 모든 것이 다 변했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아시는 것처럼, 사무엘 또한 여호와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 사무엘선지자 사무엘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인해서 사무엘이 이제 인격을 가진 진정한 인간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성장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부르심이 없는 삶은 아무리 많은 자기 계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린 아이에 머무를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의 지혜와 부와 권력이 사람을 만들지 않습니다. 잠언서 20:27절은 말씀합니다. “사람의 영혼은 여호와의 등불이라!” (lamp)에 불이 켜져 있지 않으면, 그것은 등이 아닙니다. 등이 아닐 뿐 아니라,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직 불이 켜져서 환하게 빛을 비출 때, 그것이 비로소 하나의 등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여호와의 등불이 켜져 있지 않은 영혼은 살아있는 영혼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오직 여호와께서 임하시고 그 말씀과 성령으로 우리 영혼의 불을 밝힐 때, 우리는 비로소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그 이름을 부르심으로 사무엘의 영혼에 여호와의 등불이 켜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부르시고 그에게 주신 말씀은 두려운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엘리의 집을 영영토록 심판하시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신 것은, 제사장인 엘리가 하나님보다 자기 아들들을 더 중히 여기고 하나님을 멸시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무엘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이 심판의 말씀을 제사장 엘리에게 드러내는 것이 두려웠지만, 숨김 없이 그에게 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을 선지자로 세우셔서 그를 통해 말씀하시고, 그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이 땅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셨습니다. 4:1절은 본문의 결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무엘의 말이 온 이스라엘에 전파되니라.”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부르셔서 말씀을 주신 후, 그를 엘리에게 보내시고 또 이스라엘로 보내셨습니다. 하나님은 부르시는 자 (caller)”이시며, 동시에 보내시는 자 (sender)”이십니다. 다시 말하자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목적은 우리를 보내시기 위함입니다. 앞에서 인용한 베드로전서 2:9절 말씀에서도, 예수님께서 우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목적은 세상에 예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려 하심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열두 제자를 부르신 일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마가복음 3:13-15절 말씀입니다. “또 산에 오르사 자기의 원하는 자들을 부르시니 나아온지라 이에 열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보내사 전도도 하며 귀신을 내어쫓는 권세도 있게 하려 하심이러라.”

 

혹자는 자신의 직업이나 하고 싶은 일을 하나님의 부르심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르심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인 “vocation”직업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직업은 하나님의 부르심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어부로 부르신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낚는 어부로 부르셨습니다. 또 바울을 텐트 만드는 자로 부르신 것이 아니라, “교회를 세우는 자로 부르셨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심부름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높은 자가 낮은 자를 불러서 보내는 것입니다. 보냄을 받은 자가 할 일은, “내 일이 아니라 나를 보낸 자의 일입니다. 사무엘이 부르심을 받은 후 처음 맡은 심부름은 엘리에게 하나님의 심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실 일을 대신 받아서 한 것입니다. 여기에 사무엘은 없는 것입니다. 그에게는 다만 그를 부르시고 보내신 자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는 여러 모양으로 부르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혹은 가르치는 자로, 혹은 섬기는 자로, 혹은 병 고치는 자로, 혹은 돕는 자로, 혹은 위로하는 자로 부르심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 직분들은 모두 예수님께로부터 나온 것입니다. 곧 예수님께서 이 땅에서 하시던 일들을, 이제 제자들을 불러서 나누어주시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행하도록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부르심의 직분들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랑의 직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은 반드시 이 보내심과 함께 이해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나를 아시고 내 이름을 부르신다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이 크고 놀라운 축복입니다. 역사가 요세푸스에 따르면 하나님께서 처음 부르실 때 사무엘의 나이가 12살이었다고 합니다. 부르심을 받기에 아직 어린 나이로 보입니다. 아니 사실은 그 반대일 것입니다. 어린 아이처럼 주님 앞에 머물며, 순전한 마음으로 주께서 말씀하시기를 기다리는 영혼에 하나님의 음성이 임하는 줄 믿습니다. 소란한 세상을 뒤로 하고 조용히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내 영혼에 여호와의 등불이 켜지고 그 음성이 울려 퍼지는 축복이 우리 각자에게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